아침에 늦잠을 잤다. 엄마는 내가 일찍 일어나는 걸 원하지 않는다.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나도 그걸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 일부는 날 일찍 깨워주길 바란다. 밥을 먹고 학교에 도착했는데 친구가 안보인다. 수학실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더니 열정적으로 뭔갈 숨기면서 나보고 나가라고 한다. 날 위한 무언갈 준비하고 있나보다. 나중에는 교실에...
수업시간이지만 교실에 사람이 없다. 분명히 수업중이지만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을 불러가고, 떠나간 자리에는 불안감이 남아있는 것 같다. 모두의 앞에 노트북이 놓여져 있고, 끊이지 않는 타자소리와 추가로 들리는 한숨소리. 복도에는 선생님들이 바쁘게 학생들을 찾아다니는 소리와 급하게 상담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3. 이게 고3인가 싶다. 내가 시험기간에 찾아가도 ...
오늘 모의고사를 봤다. 나름 괜찮은 점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국어도 잘 나왔고 (아마 1등급일거고), 그렇게 걱정하던 영어도 턱걸이이긴 하지만 1등급. 그런데 힘든 건 다른 이유다. 수학.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끊이지도 않고 날 괴롭히던 수학. 이제야 내가 좀 이기나 했는데 또 내가 졌다. 수 없는 오답의 이유는 그저 계산 실수. 사칙연산에서 실수가 있...
되는 일이 없다. 공부도 인간관계도 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물며 세상이 내 마음대로 돌아간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냐만, 지금 조금 힘들다. 사람들에게 정을 줄 여유가 없다. 성적이 안나오는 것도 스트레스다. 그래,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것. 받아들이는게 답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안다. 말 처럼 쉽지 않아서 그렇지. 수학문제 8개를 연달아서 틀렸다...
2등했다. 독서발표대회. 조금 쌉싸름하다. 또 2등. 그래도 과정이 재밌었다라는 말로 나를 위로한다. 화학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갑자기 했다. '너는 수행평가를 그따구로 봐서 ..' 이 이후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아, 또 3등급이구나'. 그리고 이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열심히 해도 3등급이네.', '이럴거면 나 왜 열심히 했지...
독서발표대회가 끝난지도 벌써 3일째다. 나름 잘 했나, 그건 확신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오면 기분이 좋겠지. 근데 사실은 별로 큰 상관은 없을 것 같다. 준비하는 동안이 너무 재밌었다. 소품도 직접 만들고, 같이 대본도 쓰고, 연습도 하고. 진짜 학교 생활 중 정말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이미 발표는 끝난지 오래고 결...
사랑니를 뽑은 지 이틀이 지났다. 상태는 멀쩡하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보다는 덜 아프다. 밥도 잘 먹고. 사실 진통제의 효과가 가장 크다. 그런데 진통제 효과가 떨어지는 순간들이 있다. 점심 약을 먹은 뒤, 저녁 약을 먹기 전까지가 그렇다. 그럴 때마다 인식도 못하고 있던 아픔이 몰려온다. 막 죽을만큼 아픈 건 또 아닌데, 그래도 아프다. 아리다. 사랑...
지친다. 이게 몇번째 연기일까. 어제부터 짐작은 해도 그렇지 않으리라 믿고싶었는데, 다 부질 없는 것인가보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가장 후회하는 것은 겨울방학때 기숙학원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았던 것이다. 겨울방학을 잘 보냈다면 지금 공부하려는 마음이 잡혀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도 '그렇지 않았을거야'라는 말로 애써 마음 속의 불만을 잠재우려 노...
의지하면 안되는데 자꾸 의지하고 싶어진다. 세상의 모든 고3들중 대부분은 다들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 그 중에는 대개 아무런 도움이 없어도 잘 해결해나가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분명. 그래도 자꾸 난 기대게 만드는 말들이 떠오른다. "잠시 방황하는거예요. 분명 다시 올라갈겁니다." "챙겨줘서 고마워." "항상 마음이 쓰이는데". 다들 온다는...
2020년 4월 4일의 일기. 조금 늦게 학원에 도착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핫도그를 먹었다. 5시까지 학원에 도착해야 한다면 수업은 6시에 시작한 것 같다. 이런 시간들이 소중한 고3의 시간에 크나큰 낭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도 오후에야 눈을 뜬 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8시까지 집에 가야한다는 친구가 있었다. 동아리 회의를...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